2011. 11. 18.

SBS 뉴스 정성근 앵커의 클로징 멘트였던 것



SBS 뉴스 정성근 앵커의 클로징 멘트였던 것


  이 얘기에 대해 정치파당적으로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들어보면 칭찬과 비판이 나란히 있으니 나름 균형에 신경쓴 것 같으니 성향이 한쪽 편으로 치우쳐 있다고 단정할 것까지는 없다.

  다만 그 비판의 내용 자체가 모순이라는 건 분명하다. 일단 "멋진 취임식을 보는 것"은 개인의 욕망이지, "시민의 권리"라고 할 정도로 보편성이 있는 건 아니다. 내가 "국군의 날에 국군 퍼레이드를 대전 시내에서 보는 것"을 원한다면 그건 내 개인적인 욕망이지 국민의 권리 문제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설마 이 정도의 단편적인 상식에 벗어나는 말을 앵커가 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고, 아마도 저 멘트가 겨냥한 것은 "멋진 취임식"을 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온라인 취임식을 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요컨대 일부 시민들이 취임식을 보는 권리를 빼앗겼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이치에 전혀 맞지 않는다. 취임식을 보는 것은 시민의 기득권이 아니기에 빼앗겼다고 말할 수 없다. 원론적으로 취임식을 보는 게 시민의 권리라는 말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서 보편적이고 관행적으로 보장되던 권리는 전혀 아닌 것이다. 지금까지 행정관료나 지방자치단체장의 취임식이라는 것은 취임자의 인맥 및 권력집단의 자기 확인과 위세 과시를 위한 행사였다. 그곳에 참여하여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민의 권리란 애초에 보장되지 않았다. 원론적으로 "시민의 권리 보장"을 잣대로 평가를 하자면, 오히려 새 서울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은 지금까지 빼앗겼던 "시민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시도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점에서 보면 정성근 앵커가 후에 해명한 "인터넷을 못하는 나이드신 분들이나 기성세대가 (취임식을) 못보게 되면 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뺏긴 것 아니냐"는 얘기는 그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인터넷이나 공영방송을 통하지 않고 남녀노소 모든 시민의 "취임식 볼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원론적으로 보면 온라인 취임식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도 맞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의 클로징 멘트가 그런 세밀하고 원론적인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분명 비판을, 최소한 실수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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