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3.

군함을 침몰시킨 전차?



군함을 침몰시킨 전차?




  1940년 5월 25일 제2 전차사단 산하 제3 전차연대의 제1 대대 소속 제4 중대의 4호 전차 2량이 구축함을 공격했다. 구축함은 불로뉴(Boulogne)의 항만에 병력을 하선시키기 위해 진입 중이었다. 10여 분 동안의 포격 후에, 중대장인 폰 야보르스키(von Jaworski) 중위(Oberleutnant)와 랑 함머(Langhammer) 상사(Feldwebel) - 사진의 인물 - 가 지휘한 전차 2량은 구축함에 손상을 입혔고, 수 시간 후에 구축함은 항만의 입구에서 침몰했다.

  위의 정황 설명은 Pier Paolo Battistelli의 『Panzer Divisions - The Blitzkrieg Years 1939-40』(2007)를 인용하였으나, 여러 자료에 따라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며, 근본적으로 이 이야기는 여러 모로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4호 전차 초기형의 단포신 75mm 포는 대전차전에서조차 효과적이지 않으며, 반면에 구축함은 나름 상당한 규모와 무장을 갖춘 군함으로, 4호 전차가 구축함을 공격해 침몰시켰다는 명제 자체를 얼핏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달리 찾아본 이야기에 따르면, 5월 23일 불로뉴의 항만에서 프랑스 해군의 전투함 9척이 폭파부대의 하선과 병력 구출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독일군 전차들과 공군기들이 전투함들을 공격했다. 상당수의 Ju-87 슈투카(Stuka) 폭격기와 He-111 폭격기들이 투입되었으며, 전투는 5월 24일까지 계속되어 수 척의 전투함이 침몰하고 결국 항구의 프랑스군은 항복했다. 그 명일인 5월 25일에 독일군 전차병들은 항만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해변의 군함 잔해를 발견했고, 그 군함의 침몰이 자신들의 포격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리고 위의 사진은 5월 25일에 촬영된 것이다. 물론 그 전투는 앞서 언급한대로 전차 뿐만 아니라 여러 폭격기들이 투입된 전투였으며, 그 잔해의 구축함은 정확하게는 He-111의 폭격을 받아 침몰한 것이었다.

  과연 어떤 주장이 옳은 것인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 속의 한 짧은 이야기가 이러한 의문과 논쟁점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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