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4.

진심이 될 수 없는 사과



진심이 될 수 없는 사과


  원래 정치쪽에서의 언사라는 게 다 그런 거겠지만, 오늘 발표되었다는 사과는 유독 불쾌하게 느껴진다. 대체 왜 이런 말을 할까 진지하게 의문이 간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후보로서 냉정하게 말하겠다면서 나름 그럴듯하게 말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뒤의 몸뚱아리는 말그대로 엉망진창 모순덩어리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발언은 하지만, 정작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별로 없을 뿐더러, 실상 내용의 방향은 기존의 자신의 관점을 명확하게 재확인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더군다나 부녀관계임을 강조하는 표현을 연속적으로 나열하면서, 후보로서 냉정하게 말하겠다는 앞서의 전제를 스스로 뒤엎어 버린다.

  결국 사과와 냉정한 평가라는 말은 그냥 장식일 뿐이고 실상은 아버지의 위대함 그리고 그 아버지와 자신과의 일체성을 강조하면서 동정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게 나름대로 정치적으로는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는 방법일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진실이나 양심 같은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사과가 아니고 냉정한 평가도 아니며 진실하지도 않다.

  결론은 간단하다. 여전히 아버지와의 관계로 인해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논리와 언어적인 영역에 근본적인 결함을 갖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 두 가지 모두가 후보로서 선택되어서는 안 될 치명적인 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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