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3.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애국"이란 무엇인갸? 이 간결한 단어는 독특한 어감과 분위기를 발휘하고 있다. 그것은 일상에서 묻혀 있는 듯 하다가 가끔씩 어디선가로부터 던져지면서 어떤 이들에게는 심리적인 경직을, 또다른 이들에게는 거부와 논쟁을 일으킨다. "애국"은 방패이자 회귀이면서, 침투이고 박탈이다.

  기독교회와 안정된 삶이라는 보수우익적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체특된 이른바 "애국"의 명제는 한 청년의 인생에 크나큰 굴곡을 남겼다. "애국"의 의욕으로 참가한 전쟁의 경험과 육체적 상흔은 한동안 그 "애국"의 명분으로 합리화되었다가 결국 또다른 상이한,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경험을 거쳐 보다 명확하고 치명적인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물론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결국 그 상흔과 굴곡을 과거에 대한 적극적인 성찰로서 극복하는, 행복한 전환을 맞이한다. 하지만 아마도, 현실에서 그러한 위기에 처했던 대부분의 청년들은 그러한 전환과 행복을 맞이했을 것 같지는 않다.

  "애국"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는 어렵고 또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그것에 대해 회의하고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은, 영화에서처럼 "애국"이 사람의 심리를 경직시켜 옳지 못한 선택을 요구하거나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애국"의 아름다운 어감은 여러 현실에서 경직, 불소통, 공포, 살인과 함께 해왔고 때로는 보다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들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으로 작용했다. 그렇기에 "애국"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민해야 하며, 특히 그것을 주장하는 주체의 본질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애국"을 둘러싼 위태로운 위선들을 거둬낼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애국"에 경직이나 공포에 근거하지 아니한, 보다 근본적인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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