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1.

뭐 결국은 본인의 책임 아닌가.


뭐 결국은 본인의 책임 아닌가.


  기어코 일이 터졌다. 아니 '기어코'라기보다는, '또다시'가 맞다. 시작한 이래로 끊임없는 사건의 연속이다. 다만 그렇게 민감한 곳에서 저토록 저질의 사건이 나올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의 실체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정황이 너무 불리한데, 그걸 스스로 선택하여 자초해서 더욱 그렇다. 하필 그 때 그 곳으로부터 도망쳐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기 입장의 설득력을 뿌리부터 갉아먹는다. 상황이 이러니 아무리 말을 잘 꾸며서 해명해봐야, 거짓말처럼 들릴 수 밖에 없다. 애초에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으면 훨씬 일찍 그리고 간단하게 수습될 문제였는데 왜 이리 사태를 키웠는지.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것은, 어떻게든 그 누군가의 체면만큼은 지켜주려고 한다는 자신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사과를 한다는데, 정작 그 사과의 대상은 이 문제에 관한 가장 근본적이고 강력한 책임자인 것이다. 물론, 그 사람이 이런 사태를 만들어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겠지. 그런데 애초에 그 사람을 임명하면, 그 사람의 능력과 도덕성을 보장하는 책임도 당연히 뒤따르지 않는가? 그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면, 그 권한은 책임이 병행하지 않는, 일종의 신성성의 영역이고 그것은 근대 이전의 가치관에 걸맞는다.

  그러니 당연히 그 책임 문제의 얘기가 있어야 하는 건데, 그게 현실은... 왠지 그걸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희한하게 이 상황에 관한 사과의 주체가 아니라 사과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우리의 현실은 어느새 종교의 영역에 걸쳐 있다. 이제부터는 분석이나 토의를 하기보다는 점을 치고 굿을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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