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2.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착오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착오이다


  제목에서부터 "착오"를 언급하는 것은 너무 치우쳐진 관점일 수도 있겠고 또 애매모호한 표현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혼란스럽다. 대통령은 정말 독도 방문에 관하여 어떤 계산을 하였고 대체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이나 전망을 착각한 것일까? 대통령의 계산에 정확히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어쨌거나 이 사건과 그것을 둘러싼 여론에는 뭔가 심각한 착각이 있음이 틀림없다.

  독도 문제에 관하여 이렇다할 적극적인 대응책이 별로 없는 한국의 입장이기는 하지만, 그 어떤 적극적인 대응도 결국은 본격적인 분쟁화에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곤란하다. 어차피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가 서로에 대한 물리적인 압박 수단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동안 독도 문제는 일본만의 일방적인 주장과 도발 정도로 치부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인해, 독도 문제는 한일 양국 정부가 서로 도발하며 본격적으로 티격태격하는 양상이 되었다.

  더욱 힘든 것은, 이 사건에 환호와 지지를 나타내는 대중이다. 일본에게 골탕 먹였다고 통쾌해하는 모습에는, 이미 국제적 영토분쟁으로서의 독도 문제의 인상이 배어 있다.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독도 문제는, 이제 독도가 분쟁지역이고 여기서 우리를 지지해 달라는 국제세계에의 호소의 양상이 된다. 국제사회에 호소하여 국제사회가 독도 문제를 주목한다면, 그건 결국 독도 문제가 영토분쟁으로서의 국제적 이슈가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독도가 분쟁지역화되고 설사 국제사회가 그 문제에서 일본의 손을 들어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독도를 잃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할 국가와 정부의 정치외교적 부담은 막대하다.

  또다른 면의 복잡함도 있다. 최초의 독도 방문의 수단은 국내 정치적으로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국민의 민감한 관심을 받는 전례는 다음 정권들을 얽어맨다. 독도 방문은 일본을 자극하여 대일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외교적 악수인데 반해, 전례화된 독도 방문은 점점 더 인기몰이수단으로서의 신선한 위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독도 방문을 당연시하며 요구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독도 방문은 더 이상 예전의 커다란 반향을 끌어내지 못한다. 게다가 만약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례에 비추어 "독도 문제에 관한 저자세"의 형상이 되며, 국내외적으로비판의 빌미가 된다. 이제는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관하여 대일외교에 저울질하며 따지는 것이 국가적인 과제이자 공론이 될 것이다.

  독도 방문으로 지금 당장은 통쾌할지는 몰라도, 이 전례는 결국 독도 문제는 물론 대일외교 전반에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껴두어야 할 카드를 너무 일찍, 그것도 엉뚱한 시점에 던지고 말았고 이후의 게임을 수습하는 일은 차기 정권들의 부담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것을 어떻게든 처리하기 위해, 차기 정권은 일본과 새로운 타협을 해야 하고 결국 또다른 무언가를 양보하게 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